뉴스

[법률신문] [판결] 택시 뒷좌석 어린이 듣는데 기사에 고성·욕설… 법원 “아동학대 해당”

법률

“피해 아동들의 정신건강과 정서적 발달에 해 끼쳐”
성남지원, 차선변경 시비 운전자에게 벌금 300만 원 선고

차선변경 시비로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하는 과정에서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인 어린이가 이를 듣게 됐다면 아동학대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9단독 김남균 판사는 지난달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2022고단2123).

 

A 씨는 2022년 4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중 택시가 자신의 차량 앞으로 진로를 변경한 것에 화가 나 경적을 울리며 해당 택시를 멈춰 세운 뒤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 B 씨와 B 씨의 7살, 6살 두 아들도 욕설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뒤에 아이가 있으니 그만 하세요”라고 호소했으나 A 씨는 들은 척도 않은 채 택시기사에게 2분여간 욕설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검찰은 A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 등을 적용해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김 판사는 “A 씨는 택시기사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해 도로교통의 안전을 해하고, 피해 아동들의 정신건강과 정서적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B 씨 측을 지원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조수아 범죄피해자 전담변호사는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폭언 뿐만 아니라, 아동이 들을 수 있는 장소에서 이뤄진 간접적 폭언도 아동학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제주 카니발 사건에서 보듯이, 자녀가 보는 앞에서 부모를 폭행하고 폭언을 하더라도 아동학대죄로는 처벌받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제주 카니발 사건은 2019년 7월 제주도에서 카니발 차량을 몰던 가해자가 차선변경 시비 끝에 피해자의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차량 뒷좌석에서 5살, 8살이던 피해자의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차량 운전자를 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하지만 당시 가해자에게 적용된 죄명은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 상해 혐의였고, 아동학대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원본기사보기(클릭)
(출처 : 인터넷 법률신문 Lawtimes.co.kr)
<저작권자(c) 법률신문 –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