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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거주 중인 배우자와의 이혼, 그 해법은?

법률

최근 가정법원 법정에 앉아 있다 보면, 이혼 소송의 피고인 배우자가 없는 상태로, 재판이 진행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이 중 일부는 일방 배우자가 상대방을 유기하고 수십 년에 이르도록 오랜 기간 가출상태인 경우이고, 일부는 외국인 여성을 아내로 맞이하였으나, 아내의 가출로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경우이다.

 

소송이 진행되려면, 피고에게 소장 부본이 송달되도록 하여 절차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송달서류를 송달받을 자에게 교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절차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송달장소가 불명하여 통상의 송달 방법에 의해서 송달을 실시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교부하는 대신에 교부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만으로써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공시송달’을 통하여 절차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혼 소송에 있어서 재산분할의 문제가 있거나, 미성년 자녀의 친권 및 양육비 등의 문제가 있다면 공시송달을 통하여 절차를 진행할 경우 판결의 실효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해외에 배우자가 거주하는 것이 명확한 경우라면 공시송달로 절차를 진행하다가도 공시송달명령이 취소되기도 한다.

 

A씨(여)는 유학 중 만난 한국계 미국인 B씨(남)와 만나 미국에서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하였으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여 결국 어린 자녀를 데리고 한국으로 귀국하였고, 자녀가 성장해갈수록 B씨와의 혼인을 법적으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방법을 알지 못하여 고민 중이다.

 

국제이혼 역시 국내이혼과 마찬가지로 협의이혼과 재판이혼이 가능하다. 한국과 달리 협의이혼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있기도 하나, 개정된 국제사법 제39조에 의하면 부부 중 일방이 대한민국에 상거소가 있는 국민인 경우, 대한민국 법을 이혼의 준거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인 남편과 한국인 처와의 협의이혼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혼은 부부간의 혼인을 정리하는 것 이외에 미성년 자녀의 친권 및 양육권자 등을 정하는 것도 수반하므로, 가급적 재판을 통해 즉시조정 또는 소송이혼을 통한 판결문을 받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판상 국제이혼은 한국 법원 혹은 외국 법원을 통하여 혼인이 해소되는 것이므로 한국에 부부 쌍방이 모두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는 한국인 부부간의 이혼소송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배우자가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A씨의 경우는 어떨까?

 

B씨가 거주하고 있는 주에서 협의이혼을 인정하고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혼인 해소를 위해 이혼소송은 필수적이다. 다만 B씨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소장 등 서류 송달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어 1심에 소요되는 기간만 하더라도 여러 해가 걸리기도 한다.

 

A와 B 사이에 이혼의사 합치가 되어있다면, 오히려 B가 한국에 있는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A를 상대로 이혼 조정신청을 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이혼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만일 A가 미국에서 이혼하는 것이 자녀 양육비 미지급 시 집행 문제 등에 있어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면, 부득이 미국법원에서 이혼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때 미국법원의 이혼판결문으로 한국에서 이혼 신고가 가능한데, 이혼 판결등본을 비롯해서 확정증명서, 각 번역문을 첨부하여 이혼 신고해야 한다.